어디에다 마련할 것인가?
전원에서의 휴식은 도시인에겐 달콤한 유혹이지만,
주말주택을 마련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생활에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말주택은 어쩌면 희망사항일 뿐이다.
실천할 수 있는 용기가 없다면, 꿈꾸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꿈이 무르익으면 용기도 생긴다.
어쨋든 전원에 대한 꿈과 희망이 무르익어 여건이 갖추어졌다면
실행에 옮겨야 할 터인데,
어느 곳에다 어떤 터를 구해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오늘은 어디에다 우리 가족을 위한 <제2의 공간>을 마련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기로 하자.
전원에 대한 사람마다의 꿈은 다 같은 것이지만, 각자의 목표는 다를 수 있다.
연령 대에 따라 목적이 다르고, 직업에 따라서도 다르다.
자신의 기호나 취미에 따라 선호하는 곳이 다르다.
그리고 자금능력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계곡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자리잡은 아담한 시골마을을 원하는 사람도 있고,
민가에서 떨어진 한적한 계곡을 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변 언덕에
그림 같은 주택을 꿈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이 환상적일 수록 꿈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주말주택은 꿈같은 곳이 아니고, 현실도피의 장소도 아닌 제2의 생활공간이다.
휴식하면서 생각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취미생활을 즐기는 곳이다.
꿈속에서 찾지 말고 현실적인 생각 위에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관광지나 유원지는 오히려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곳은 휴가철에 놀러갈 곳이지 주말주택을 지을 곳이 아니다.
그런 곳을 찾아다니다 보면 발품만 팔다 세월 다 보내기 십상이다.
왕래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비교적 사는 곳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다.
아무리 좋은 곳이라 해도 지나치게 멀거나 교통이 불편하면 자주 갈 수 없게 되고,
지나치게 오래 비워두면 집은 쉬 망가진다.
그리고, 투자가치까지 있는 곳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우연히 마련한 주말주택 주변에 스키장이 들어온다면...?
(이런 요행은 바라지 말 것)
한 15년에서 20년 후를 생각하고 터를 구하면 현실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투자가치에 비중을 두다보면 방향이 빗나갈 수도 있다.
욕심을 부리면 딴생각이 들고, 애초에 순수한 생각에 엉뚱한 욕심이 생겨서
헛손질하느라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중간에 오르면 팔겠다는 생각보다는
“정년 퇴직 후에 내려와서 살아도 좋을 것” 같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느꼈다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런 곳이 나중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곳이다.
나는 경기도 이천을 택했다. 이천은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으면서도
자연이 좋고, 전원의 운치가 살아있는 마을이 많다.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가고,
3번 국도와 42번 국도, 38번 국도 등 4차선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이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은 백사면이라 할 수 있는데, 그만큼 가격도 높다.
재정적 능력이 좀 나았다면, 백사면을 택했을 것이다.
아마도 수도권 최고의 전원주택지라 해도 과하지 않은 곳이다.
동서로 길게 벋은 원적산 남향자락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곳이다.
그리고 이천 시내와도 가까워서 개발될 소지도 높은 곳이다.
그러한 장점 때문에 미련을 가지고 돌아다니다 시간만 허비했다.(2년)
차라리 빨리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가졌을 것이다.
뒤늦게 분수를 알아차리고 간 곳이 모가면과 설성면이다.
이곳은 이천시내에서 15-20Km 정도 거리에 있는데, 백사면에 비하면 1/3값이다.
한 3년전에는 4-5만원이면 좋은 터를 구할 수 있었다.
7-8만원을 주면 골라서 살 수 있었을 정도다.
그러나 2년전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서
지금은 웬만한 땅은 모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나는 설성면의 노송산 남향자락에 자리잡은 마을에 시골집이 있는 대지를 구입했다.
250평이 모두 대지이고, 안채와 창고, 그리고 상랑채가 있는 평범한 집이다.
집의 위치도 산자락에 붙어있는 그림 같은 집이 아니라
마을 초입에 있는 평범한 시골집이다.
평범한 시골집을 비범한 전원주택으로 바꿔가는 재미를 생각했다.
외딴집 보다는 옆에 집들이 있는 것이 안전하고,
마을사람들과 친하게 사귀면 여러 가지로 편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