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무와 야생화

들판이 핀 꽃으로 """계뇨등""""

by 농부22 2006. 8. 27.
10724

계뇨등!!!

몇일째 농장에서 보았는데

비슷한 꽃을 찾기가 힘들었다.

 

아마 "계뇨등" 이 맞을것 같다......

 

 

 

 

이꽃에 대해 오마이 뉴스에서

잘 표현 했더군요

'""""""""""""""

화사하지 않아 아름다운 꽃, 화장을 하지 않은 꽃 같아서 좋다.
뜨거운 여름 치장을 하고 나온 들 얼마나 오래 가랴! 뜨거운 햇살에 변색이라도 되면 오히려 흉측할 터이니 그렇게 수수한 빛깔로 피어난 것이라 생각해 본다.

지나칠 정도로 꾸미고 치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끔씩은 그렇게 외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노력만큼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노력을 하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 시대가 병들어 내면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들을 좋아한다 말하면서도 '그렇게 살아서 되겠어?'하는 병리적인 현상이 깊어진 것만 같다. 겉으로 드러난 것,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위질빵이 사위와 관계가 있다고 했다.
사위가 오면 씨암탉을 잡아준다고 한다. 물론 예쁜 사위에게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그냥 암탉도 아니고, 씨암탉이란다. 농사꾼들에게 있어서 종자(씨)는 굶어죽을지언정 먹지 않는 것이란다. 그러니 씨암탉을 잡아준다는 것은 가장 실하고 좋은 것을 잡아 준다는 것이리라. 요즘 닭과 관계되는 꽃 중에서는 닭의장풀과 계뇨등이 한창이다.

이미 이름에서 냄새가 난다.
부케같이 생긴 이 소담한 꽃과 줄기에서는 닭똥냄새가 난다. 그래서 '계뇨등'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런데 이놈의 생명력이 얼마나 끈질긴지 땅으로 쭉쭉 뻗으며 돌담으로 경계를 친 밭에 인정사정없이 파고든다.

잘라버리면 그 잘린 곳에서 뿌리를 내어 또 자라나니 아예 씨를 말리려면 태워버려야 할 정도다. 질기기는 얼마나 질긴지 손으로 잡아당기면 잘 끊어지지도 않는다. 사위 미워하는 장모님은 닭똥냄새 폴폴 나고 질긴 계뇨등으로 질빵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자르고 또 잘라내어도 다시 피어나는 꽃에 대한 믿음, 아마도 이것이 없었다면 나는 그들을 그냥 허허로이 놓아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들 곁에서 피어나는 것들은 이상하리만큼 끈질겨, 뽑아주고, 잘라줄수록 더 무성하게 자란다.



계뇨등의 신비는 작은 꽃망울에 있다.
맨 처음에는 너무 작아서 저게 무슨 꽃망울이야 할 정도로 작은데 꽃이 화들짝 피고 나면 저 작은 꽃망울에서 이렇게 커다란 꽃이 피었는가 놀라울 따름이다. 이미 그 작은 꽃망울 안에는 저 만한 희망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자기를 지키는 방법도 다양하다.
만일 계뇨등의 줄기가 질긴데다가 향기까지 좋았다면 손 솜씨 좋은 우리 조상님들이 가만 두지 않았을 것이다. 칡넝쿨, 싸리나무, 순비기나무 같은 것들로 만들어진 바구니는 보았으되 계뇨등으로 만든 바구니는 본 적이 없다.




텃밭에서 풀을 뽑는 일은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는 고역이다.
그런데 어성초 밭까지 스멀스멀 기어온 계뇨등을 걷어내야만 할 상황에 이르렀다. 어성초에서 나는 생선비린내와 계뇨등에서 나는 닭똥냄새가 어우러져 코를 자극한다. 정말 요상한 냄새다.

냉수를 가져온 아내가 "야, 꽃이 꽃 부케 같아! 저거 잘라다 집에 꽂아놓을까?"한다.
"그려!"하며 한 줄기 끊어 아내에 코에 대니 '욱!'한다.
"왜, 또 임신했어? 요게 닭똥냄새 나는 꽃이여."

꽃의 향기가 좋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때론 이렇게 곤혹스러운 냄새가 나는 꽃들도 있으니까. 계뇨등을 위시하며 어성초, 누리장나무, 누린내풀, 쓰레기나물, 쥐오줌풀 같은 것들이 그렇다, 그렇다고 쥐똥나무에서 쥐똥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향기가 그윽한지 모른다.


'나무와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화  (0) 2006.10.18
부추(정구지), 누런 벼~~~  (0) 2006.09.20
아래의 꽃하고 열매 이름을 찾아서 올릴께요  (0) 2006.08.20
칡꽃 보셨나요?  (0) 2006.08.20
산지구절초 재배기술(((글│김용연)))  (0) 2006.08.18